살아 오고 살아 가기

신철원 최전방 면회 외박

까치산하나 2011. 11. 18. 10:54

중동부 전선 철원 최전방 운전병으로 자대배치된 아들에게서 

갑자기  면회 외박 가능하다고 오라는 연락을 받고 

문혜리 근처에는 마땅한 펜션이 없어서 예약이 힘들었습니다.

도창리 청정 펜션으로 정하고 가보니 조용하고 넓직해서

쉬기에는 편안했습니다,

시내가 멀어 다소 불편했지만 치킨이나 피자는 배달 가능하고,

남대천변에 자리잡고 있어 뚝방길 산책으로는 그만이었습니다.

저는 시골 출신이라 이런 천변과 시내를 좋아하는데

접적지역이라 옛날의 농촌 마을 풍경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아침 저녁으로 산책 삼아 잘 쉬다 왔습니다.

 

 물반 고기반이었던 남대천

 

입대한지 4달이 지나고 아직은 어리버리 이병이라

힘들었는지 토요일 일찍 오라는 말을 듣고

서울에서 6시에 출발 지독한 안개와 주말 차량이 엉켜

시간이 걸리니 8시 넘자 마자 전화 옵니다.

어디쯤 왔냐고. ㅎ

위병소에 도착해서 외박 신청하니  선임과 금방 나옵니다.

급하게 니오느라 행정 절차를 하나 빠뜨려서 나중에 들어 간다고

전화할때 선임에게 혼났답니다. ㅎ 

펜션에 도착해서 옷갈아 입고, 군복 세탁하고,

앉자 마자 컴부터 켜고, 나름 적응하고 있는 탓인지

먹을것도 많이 안먹고 맛 보는 정도로 그치더니

군장점과 서점에 가야 한다고 신철원 시내로 나가서

여기 저기 들러서 필요한거 구입하고,

때맞쳐 오신 할머니 모시고 민통선 한우촌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고기도 맛있고 밑반찬도 정갈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더군요. 

에스엠 마트에 들러 저녁에 먹을거 장만하고,

펜션 돌아 오는길에 김이병 운전하고 다니는길 다시 한번

돌아 보고 왔습니다.

접적지역이라 인가 드물고 가로등 하나 없는

캄캄한 좁은 작전도로를 희미한 헤드라이트 하나 의지하여

트럭 운전하는게 쉽지 않을거 같았습니다.

김이병이 워낙 운전 기량이 떨어져서, 테스트에 매번 떨어지니

운전 못하는 운전병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운전미숙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여러사람이 다칠 수 있으므로

위사람들이 판단하는 대로 운전 못해도 실망 하지 말고

주어진 일 잘 배우고 익혀서 무사히 전역 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운전 못한다고 혼내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주위에서 선임들이

잘격려해주지만, 본인의 체질상 기술 익힘이 더디고 익숙해지는데는

시간이 걸리니 더 답답한가 봅니다.

12월 중순쯤에 신병 위로 휴가 나올거 같다고 하네요.

날이 추워지니 걱정입니다.

눈쌓인 산악지대 운전이 쉽지 않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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