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약물 치료의 최신지견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김 상 석 교수
대상포진(herpes zoster)은 수두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에 의한 최초 감염 이후에 척수 후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 삼차 신경절(trigeminal ganglion) 등에 잠복하고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여건에 따라 재활성화 되어 신경분포를 따라 띠 모양의 심한 통증을 동반한 수포성 발진으로 나타난다.
바이러스의 재활성 유발인자로는 고령(가장 강한 유발인자), 외상, 척수종양, 호즈킨병, 악성 림프종, 만성 백혈병 등이 있으며, 세포면역의 장애가 있는 경우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반성 구진과 반점으로 시작 된 피부 발진은 수포, 농포로 진행되며 결국 가피가 형성되어 탈락되는 데 평균 발진기간은 약 3주일 정도이다.
피부 병변과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는 비례하며, 고령의 환자에서 더 심각한 통증을 호소한다.
이러한 대상포진은 증상이 경미한 경우, 휴식, 항 바이러스 치료, 국소치료, 그리고 진통제만으로 합병증 없이 잘 치료된다.
하지만 고령에서 발생할수록 더 심각한 통증이 동반될 뿐 아니라 피부 병변의 치유 후에도 지속적인 심한 동통 즉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 혹은 병변이 발생한지 1-3개월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포진 후 신경통(Post herpetic neuralgia)으로의 이행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는 가장 흔하고 고통스러운 합병증이다.
따라서 피부 병변과 급성 통증의 조속한 소실은 물론,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을 방지 또는 빈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하고, 정확한 조기 치료 및 예방이 필수적이다.
대상포진의 치료 대상포진의 치료 목표는 바이러스의 확산과 이차적 세균감염 억제, 통동의 억제, 포진 후 신경통 등의 합병증 예방 및 최소화이다
항바이러스제
1. 정상인의 대상포진
대상포진에서 항바이러스제 투여는 치료의 기본이며, 발진이 시작되고 72시간 이내에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진이 생긴 후 72시간 내에 투여하게 되면 발진의 호전 속도를 빠르게 하면서 급성 동통의 기간 및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포진 후 신경통의 예방효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견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만성 통증의 기간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사용 가능한 항바이러스제는 acyclovir(800mg 5 times a day for 7 days), famciclovir(250mg every 8 hours for 7 days or 750mg once a day for 7 days), valacyclovir(1g 3 times a day for 7 days)가 있으며 이러한 약제들은 보통 안전한 것으로 보여지고 두통이나 구역과 같은 부작용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세 가지 약제 모두 대상포진의 발진의 소실, 급성 동통 및 만성 통증의 이환 기간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그 효과는 비슷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경구 valacyclovir와 famciclovir는 최근에 개발된 약물로서 경구 acyclovir보다 생물학적 이용도가 커서 일일 투여량을 감소시킬 수 있고, 이에 acyclovir에 비해 더 선호되고 있는 추세이다.
약물은 바이러스 증식이 활발한 발진 시작 72시간 이내에 투야 되어야 한다.
실제로 발진 시작 72시간이 지난 이후에 투여하였을 때 약물의 효능에 대해서는 미지수이다.
또한 정상 면역 기능을 가진 50세 이하 환자는 포진 후 신경통 발생의 위험이 낮으므로 보통의 경우에는 고령의 환자보다 항 바이러스제 투여의 가치와 필요성이 적다.
그러나 통증이 매우 심한 경우, 눈 대상포진(Herpes zoster opthalmicus), Ramsay Hunt 증후군 및 계속적인 수포 형성 때에는 투약이 필요하다.
2.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사람
면역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들은 증상이 더 심하고 병변이 오래 지속되며 바이러스의 내부 장기 확산과 중추신경 합병증이 좀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환자에서 acyclovir를 10mg/kg로 8시간마다 정맥으로 투여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수포에서 바이러스의 소실 시간이 단축되고 병변 확산이 중지 또는 예방된다.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지만 보통 통증을 빨리 감소시키고 포진 후 동통의 발생 빈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인다. 중증의 면역억제, 눈 대상포진, 파종상 대상포진의 경우 항 바이러스제 복용으로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경우는 정맥 투여가 효과적이다.
항 염증 치료
포진 후 동통이 감각 신경절 및 주변 구조물의 염증에 의해 발생한다는 가정에 입각하여 급성 동통을 감소시키고 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기 위해 대상포진의 급성기에 스테로이드의 투여가 시도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보고들에서는 acyclovir와 스테로이드의 추가 사용이 만성 통증의 발생을 감소시키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초기 급성 동통의 감소에는 효과적이며, 대상포진 환자들의 삶의 질(통증으로 인해 깨어나지 않고 자는 시간, 일상 생활로 복귀하는데 걸리는 시간, 진통제 치료를 중단하는데 걸리는 시간 등)에 도움을 준다고 보고되어 있다.
이러한 스테로이드의 사용에 대해서 혹자는 급성 동통과 치유 속도에서 장점이 있지만, 부작용의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의 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고혈압, 당뇨, 십이지장 궤양, 녹내장 등이 없으면서 정상 면역 기능을 가진 환자에서 효과적인 항 바이러스제 치료와 스테로이드의 병합 치료는 Ramsay Hunt 증후군, 안면 마비, 운동 신경 침범 의심 환자에서 급성 동통 및 운동 기능의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통증조절
일반적으로 항바이러스제의 사용만으로는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을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추가적인 통증 조절 약물이 쓰이게 된다. 중간 정도의 통증에 있어서는 acetaminophen, 혹은 NSAIDs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약한 마약성 진통제나 tramadol과의 병합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oxycodone이나 morphine의 사용을 고려해 봐야 한다. 대상포진의 통증 조절에 있어 아직 대규모로 연구가 이루어진 바는 없으나 amitriptyline, nortriptyline 같은 삼환계 항우울제와 gabapentin, pregabalin 등 신경병증성 통증의 조절에 사용되는 약물을 투여하면 효과적으로 대상포진에 의한 통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포진 후 신경통의 치료
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환자에서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환자가 60세 이상이거나 대상포진 발병 당시 통증과 발진의 정도가 심한 경우 발생 위험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몇몇 약제들이 이러한 포진 후 신경통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으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최적의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하여 약제의 선택에 있어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인 환자이거나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약물 용량의 조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1. 삼환계 항우울제
포진 후 신경통의 치료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고 있는 약물은 삼환계 항우울제로서 amitriptyline, desipramine, nortriptyline이 쓰이고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중추신경계에서 통증 조절과 관련한 하행경로에 작용하여 효과를 나타낸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발진 발생 48시간 내에 하루 한번 25mg의 amitriptyline 투여를 시작한 환자군에서 포진 후 동통의 발생이 50% 이상 감소하였다고 한다.
고령인 환자에서는 저용량으로 자기 전에 투여하는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부작용 발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다양한 항콜린성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으며 부작용이 심하여 약제의 사용이 어려울 경우 duloxetine이나 venlafaxine과 같은 SSRI로의 변경을 고려해 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약제들의 통증 경감 효과가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삼환계 항우울제는 gabapentine에 비하여 부작용이 덜하고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적다는 측면 때문에 노인 환자에서의 사용이 더 용이한 것으로 보여진다.
2. 마약성 진통제
마약성 진통제도 포진후 신경통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oxycodone, morhine, methadone, tramadol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morphine과 methadone은 삼환계 항우울제보다 더 월등한 통증 조절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마약성 진통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진정작용, 의식 혼탁, 약물 남용 등의 위험성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 항경련제
gabapentin과 pregabalin도 포진 후 신경통 치료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이러한 약물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칼슘통로의 α2-δ 소단위체에 결합을 하여 glutamate, norepinephrine, serotonin, dopamine, substance P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게 하여 통증을 조절한다.
항경련제와 관련한 연구에서 gabapentin과 pregabalin이 포진 후 신경통을 대략 50% 정도 감소시켰다는 결과가 제시되었고 gabapentin이 nortriptyline에 비하여 부작용이 더 적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 gabapentin과 valacyclovir를 함께 사용한 환자군에서 valacyvlovir로 단독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에 비하여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율이 낮았다는 결과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gabapentin에 비하여 pregabalin은 더 빠르게 흡수되고 생체이용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pregabalin은 하루에 필요한 투여 횟수가 더 적으며 저용량을 투여해도 gabapentin과 같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약물 용량과 관련한 부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다.
Gabapentin의 경우 성인을 기준으로 1일 300mg 용량으로 시작하여 점차 용량을 늘려가 1일 3,200mg까지 투여 가능하며
pregabalin은 1일 150mg이나 300mg 정도의 용량으로 투여한다.
4. 국소 치료제
미국 FDA에 의해 승인된 포진 후 신경통의 국소 치료제로는 topical lidocaine patch와 capsaicin cream이 있다.
일부 환자에서 topical lidocaine patch의 효과가 확인되었지만 일차치료제로 추천되기에는 아직 제시된 증거들이 불충분하다고 보고 되었다.
Capsaicin cream의 효능과 관련한 연구 자료도 아직 부족한 상태이며 제한적인 포진 후 신경통 경감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대상포진과 포진 후 신경통의 예방 : Zoster Vaccine
대상포진의 재발을 막는 zoster vaccine인 zostavax는 1995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수두백신 바리백스(Varivax)를 14배 강화시킨 것으로 2006년 FDA로부터 과거에 수두를 앓은 과거력이 있는 60세 이상 성인만 사용하도록 허가되었지만 2011년 FDA는 zostavax를 50세 이상 성인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대상연령층을 확대, 허용했다.
현재 zostavax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상포진의 예방 외에도 포진 후 신경통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zostavax는 AIDS, 혈액 종양환자 및 임산부 그리고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는 자, gelatin 또는 neomycin 등의 백신의 구성성분에 과민반응이 있는 자 등에게 사용이 불가하며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다.
이러한 부분을 극복하여 대상포진 및 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기 위한 zoster vaccine의 사용이 용이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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