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기
청진기 다리가 부러졌다.
청진기는 의사의 심볼이기도 하고,
나같이 심장을 전공 한 사람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도구이다.
구조는 간단하지만 심장 소리를 듣고, 폐소리, 장소리를 들어서
진단의 가장 첫단계인 청진을 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이며,
없어서는 안될 의료 기구의 하나이다.
금속으로 만든 청진기 다리도 오래 사용 하다 보면
금속 피로 현상이 생겨 나무 부러지듯 부러진다.
여분의 청진기가 항상 서랍속에 준비 되어 있지만
오늘은 오래 30여년 간직하고 있던 구닥다리 청진기를 포장 상자에서 꺼냈다.
청진기는 의학과 3학년 임상 실습 나가기 전에 장만해야 할
필수 장비(펜라이트, 해머, 백색가운, 헤드미러, 청진기)중 하나인데.
학기초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사오셔서 주신건데, 포장 마저도
고급스러운 비싼거라, 실습 학생이 사용하기에는 버거운(?) 제품이었다.
대신 내 용돈으로 의료기상에 가서 학생 신분에 맞은 소박한 청진기를
구입해서 사용한 기억이 있다.
학교에 계시던 아버님께서 그쪽 부속 병원에 근무 하시던 친구분에게
부탁하여 특별히 구해 오신거라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
청진기 제품에 따라서는 보기 보다 비쌉니다.
얼마나 좋으셨으면 교수도 구입 망설이는 최고급 청진기를 어렵게 구하셨을까?
전공의때나 봉직하면서도 고장나면 부품 구하기 어려워 고치기 어렵고, 아까와서
잘 간직만 하다가 꺼내 보니 부분 부분 삭은 곳도 있지만 아직은 쓸만하니
지금부터라도 사용하기로 맘 먹었다.
아버님 가신지 벌써 10여년.
내 나이도 아버님이 나에게 청진기를 사주셨던 나이가 되었다.
아버님이 나에게 베푸신 정성을 생각하면 난 내자식들에게
미안함이 앞선다 10분의 1도 못하니...